돈봉투

Posted by 이생진 시인 on 2012/02/01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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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봉투

 

 




길을 가다가

아무도 모른다는 돈봉투

내가 슬쩍 집었다

봉투를 열어 돈을 보기 전에
그 봉투에 시 한 줄 쓴다
나만 읽을 수 있는 슬픈 시 한 줄
(2012.2.1)

2012/02/01 08:05 2012/02/01 08:05

아버지

Posted by 이생진 시인 on 2012/01/28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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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아버지!

난데없이 아버지는 왜?

나의 서정은 그런 변덕으로 교란 당할 때가 있다

서른여덟에 돌아가신 아버지를 80이 넘은 아들이 생각한다는 것은

지나친 추적이 아닌가

시대도 일제강점기에서 독재 그것도 군사독재 유신

이런 가시밭길을 훨씬 지나왔는데

 

그것은 아버지가 일제 때 징용을 피해 신진도에 숨었던 것이

갑자기 생각나서 나도 걷던 길을 멈춘 자리가 그 자리

그분은 아직도 그 시대의 교량을 넘어가더란 말이다

그 아버지가 자기 영혼을 보내어 내게 시를 쓰게 한 것은

어린 것을 두고 멀리 떠난 것이 지금도 가슴 아파 그러시는 거다

그러고 보면 아버지는 나의 시의 영원한 후견인

그리운 날이면 신진도로 달려와 다리 위에서 별을 본다

지금도 아버지는 저 별에 계실까

2012/01/28 10:28 2012/01/28 10:28

인사동 시낭송(1.27.금)

Posted by 이생진 시인 on 2012/01/25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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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월 27일 (금) 오후 7-8시

★낭송/낭독:모꼬지에 모인 사람 중 희망자
★프로그램:양숙 ★촌평:김석준 ★담론:이생진
★진행:박산

매월 마지막 금요일 저녁 순풍에 돛을 달고에 모
여 시낭송을 중심으로 음악•무용•미술•사진 등
여러 분야에 걸친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시
간이 되면 함께 하시기 바랍니다.        박산 드림


3호선•안국역/6번출구-수도약국에서 종로 쪽 100m
전북지업사 골목
순풍에 돛을 달고 (02-733-7377)

110-300 서울 종로구 관훈동(인사동) 197-24

2012/01/25 08:17 2012/01/25 08:17

일학년

Posted by 이생진 시인 on 2012/01/20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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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학년

 




갤럭시 학교에 입학했다

손자의 손에 끌려 입학했다

초등학교 입학식 날 손잡고 갔던

그 손자의 손에 끌려 갔다

교과서는 『갤럭시 S2가 쉬워지는 책』

첫 장부터 켜고 끄기

갤럭시 노트를 열고 켰다 껐다

켰다 껐다

그것으로 1교시가 끝났다

나이 먹어서도 일학년은 재미있다

 (2012.1.20)
2012/01/20 10:32 2012/01/20 10:32

시집 한 권

Posted by 이생진 시인 on 2012/01/14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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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한 권

 



시집 한 권 받아보는 것이 소원이라며

1년에 한번 보내온 연하장

‘Season’s Greetings!’

그 사람에게

『실미도, 꿩 우는 소리』*를 보낸다

읽고 싶어 간절하다는 사람

이국 만 리 외진 곳에서 모국어로 쓴 시가 그리워

(‘죽겠다는 소리는 없지만)

그렇게 간절한 사람

장성회!

듣지도 보지도 못한 사람인데

어느 주말 저녁

인사동 좁은 골목에서 스쳐간 사람 같기에 시집을 보낸다

시는 그런 것

울음을 참지 못하는 풀벌레 소리

그 울음소리를 찾아 무인도 풀숲을 헤매는 것

시는 그렇게 얻은 것이니

읽고 싶어 죽겠다는 사람의 소리도 그 소리에 가깝다 


*
시집『실미도, 꿩 우는 소리』(2011•우리글)

2012/01/14 17:40 2012/01/14 17:40

카카오톡 talk

Posted by 이생진 시인 on 2012/01/09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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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 talk




 

스티브 잡스』* 를 읽다가 컴퓨터 앞에 앉은 잡스의 사진을 본다

사진 밑에 이런 말이 있다

 피카소는

좋은 예술가는 모방하고, 위대한 예술가는 훔친다라는 말을 했습니다.

우리는 훌륭한 아이디어를 훔치는 것을 부끄러워한 적이 없습니다라는 말

 

나도 그 말을 훔친다

인근에 CCTV가 없길 다행이다

잡스에 끌려 애플 속으로 들어가다가

갤럭시 앞에서 서성댄다

카카오톡을 치면 톡톡 튀는 깨알

나는 잡스가 좋아

나는 갤럭시가 좋아

나는 낯모르는 네가 좋아

톡톡 치면 치는 대로 파닥이는 팔등신

나는 해 뜨는 내일보다

해지는 오늘이 좋아

*『스티브 잡스』월터 아이작슨/안진환 옮김(2011•민음사) 448-3

(2012.1.3)

2012/01/09 11:12 2012/01/09 11:12

수명통장

Posted by 이생진 시인 on 2012/01/08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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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명통장




공원 벤치에 앉아 남몰래 통장을 꺼내본다
몇 달 치 생활비가 남았나 하고
그런데 내가 얼마나 더 살지
그것을 볼 수 없어 갑갑하다
내 수명과 내 지출이 맞아떨어지는 그런 통장 하나
더 있으면 좋겠다
아니면 내가 죽은 뒤에도 몇 푼이 남아있으면
통장을 습득한 사람도 실망하지 않을 텐데 하고
웃는다
(2012.1.1)

2012/01/08 10:22 2012/01/08 10:22

종소리/2012년 새아침

Posted by 이생진 시인 on 2012/01/01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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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소리
-2012년 새아침


소리
소리
벽 없는 소리

東과 西
西와 南
南과 北
北과 東

너와 나
때묻지 않은 소리
(2012년 1월 1일 0시)

2012/01/01 00:30 2012/01/01 00:30

2011.12.30/금:시낭송

Posted by 이생진 시인 on 2011/12/19 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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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19 인사동 시낭송 

2011 1230 () 오후 6시부터

 

★낭송/낭독/공연:모꼬지에 모인 사람 중 희망자

★찬조출연:송상욱선생         ★프로그램:양숙

촌평:김석준   ★담론:이생진   ★진행:박산

 

이번 모임은 송년회를 겸한 낭송회가 되겠습니다     

그래서 한 시간 앞당겨 오후 6시에 시작합니다

3호선•안국역/6번출구-수도약국에서 종로 쪽 100m 전북지업사 골목

순풍에 돛을 달고 (02-733-7377)

110-300 서울 종로구 관훈동(인사동) 197-24

2011/12/19 05:14 2011/12/19 05:14

나도 갤럭시다

Posted by 이생진 시인 on 2011/12/12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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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갤럭시다

 



지하철 노약자석에 앉아

얼굴을 파묻고 신문을 보다가

잠간 눈을 맞은편으로 돌렸더니

여섯 사람은 들여다보고

한 사람은 졸고 있다

여섯 사람은 20 30

모두 부드러운 손가락으로

잡아당겼다 놓는 스마트폰

줌 인 zoom in

줌 아웃 zoom out

그 틈에 졸고 있는 사람은

50대 후반

실업자처럼 시들하다

그 사이에 전화가 왔지만

핸드폰 뚜껑이 열기 싫어 받지 않는다

느린 속도로 읽던 신문을 뒤집었더니

전면광고

How to live SMART

영어로 나온다

연달아 나온다

Phone?

Tablet?

Its Note!

Galaxy Note

광고용? 아니면

언어침탈인가

그래도 계속 읽는다

5.3 HD 슈퍼아몰레드 •S & S메모

이동중移動中 영감이 떠오르는 순간

S펜을 들고 언제든지 빠른 속도로 메모할 수 있다는

갤럭시 노트

돌출한 영감을 잡기 위해

나는 지하철에서 나온 즉시

핸드폰가게로 갔다

S & S메모

새로 나온 갤럭시 노트를 만져본다

어렸을 때 어머니를 졸라

크레온을 사던 기분

이젠 나도 갤럭시다

(2011.12.12)

2011/12/12 15:36 2011/12/12 15:36